대한민국은 아시안컵에서 후반 극적인 결승골을 넣으며 다음 라운드로 진출해 '좀비 축구'라는 별명이 붙었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 추가 시간 동점골이 대한민국을 살려냈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8강에서는 96분 울버햄튼 원더러스 소속 황희찬이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연장전에 돌입했고 손흥민이 프리킥 결승골을 득점하며 승리했다.

조별리그에서 요르단과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둘 때도 추가 시간에 두 골을 넣었다. 죽음에서 돌아온 좀비 축구. 좀비 축구다.

하지만 4강에서 다시 만난 요르단을 상대로 운이 다했다. 2-0 패배가 당연했고 카타르에서 치욕을 맛봤다.

대회 내내 스타 플레이어들의 천재적인 순간에 의존했지만 일관된 전술 계획이 부족해 보였던 대한민국은 세계 랭킹 87위인 요르단을 상대로 끔찍한 경기를 펼쳤다.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이 결과에 대해 참담한 심정입니다. 요르단은 이번 대회에서 놀라운 여정을 보내고 있습니다."라고 망연자실한 손흥민이 말했다. "요르단은 정말 대단하고 결승에 진출할 자격이 있습니다. 요르단은 끝까지 싸웠지만 우리로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입니다."

요르단은 한 번도 한국을 이긴 적이 없었지만, 이번 대회 우승 후보인 대한민국을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몰아붙이며 강력한 공격력과 끈질긴 압박, 역습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며 확실한 승자가 되었다. 조현우는 수많은 선방을 선보이며 한국의 POTM으로 선정되었다.

전반전 요르단은 12개, 대한민국은 4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대한민국이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4위와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손흥민과 황희찬, 파리 생제르망 소속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강인을 공격진에 세우고 기록한 슈팅 숫자이다. 그리고 이 셋은 거의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손흥민은 전반전에 15번의 터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경기장에 나온 선수 중 가장 적은 수치로 특히 중원에서 열세에 놓인 한국이 말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모든 것은 손흥민이 놀라운 활약을 펼치기를 기다리는 듯한 구식 4-4-2 전술에 대한 비난 속에서 대회에 참가하기 전부터 눈부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나타낸다. 전임 감독들과 달리 한국에 상주하지 않고 미국에 머물렀던 클린스만 감독이 전화 한 통으로 부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다.

1960년 이후 처음으로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안겨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큰 중요한 경기에서 주도권을 내주며 생기를 잃은 경기력을 보면서 선수들이 자신이나 손흥민을 위해 뛰고 있다는 인상을 피할 수 없었지만, 아마도 클린스만을 위해서 뛴 것은 아니고 어떤 일관된 계획에 따른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극장골을 넣을 기회도 없었다. 한때 월드컵에서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던 교체로 투입된 조규성은 이번에는 88분, 톰 데일리를 연상시키는 웃음이 나오는 다이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내려 필사적으로 한국의 또 다른 좀비 축구 골을 노렸지만 오히려 경고를 받았다. 부끄러운 밤을 마무리하는 장면이었다. 한국은 단 한 차례도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클린스만의 감독 경력은 2006년 40세의 젊은 나이로 독일을 자국 월드컵 4강으로 이끈 이후 급격히 추락했다. 2016년 월드컵 예선전에서 끔찍한 성적을 거둔 후 독일 대표팀을 떠났고, 이후 제대로 된 직장은 헤르타 베를린에서 10주 동안 근무한 것이 전부였다.

클린스만은 조별리그에서 말레이시아와 3-3 무승부를 거둔 뒤 아쉬운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말해서 일어난 일을 막을 방법을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다.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하나는 요르단이 결승에 진출하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이다. 국제 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적이 없던 요르단은 이제 토요일 결승에서 개최국 카타르 또는 이란(8강에서 우승 후보 일본을 2-1로 제압)과 맞붙게 된다.

카타르의 감독은 모로코 출신인 후세인 암무타로, 조 3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후 토너먼트에서 이라크와 타지키스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이미 자국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요르단은 월드컵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둔 모로코와 비슷하게 훈련이 잘 되어 있고, 상대의 약점을 노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훈련된 팀이다. 요르단은 팀 단위의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고수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았다.

클린스만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릴렉스 하라"고 말했고, 선수들은 클린스만의 조언을 말 그대로 받아들여 중원에서 수없이 많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을 내줬다.

그 중 한 차례는 박용우의 패스 미스를 무사 알-타마리가 받아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연결했고, 야잔 알-나이마트는 53분 멋진 칩슛으로 마무리하며 선제골로 이어졌다.

키프로스와 벨기에를 거쳐 지난 여름 프랑스 몽펠리에로 이적한 요르단의 유일한 유럽파 선수인 알 타마리는 13분 뒤 결정적인 두 번째 골을 터뜨린 선수로, 의미없는 두 번의 방해를 뿌리치고 20야드 지점에서 득점했다.

요르단에 팬들은 열광했다. 요르단은 대회 전 친선 평가전에서 일본에 6-1로 패했고, 지난 해에는 레바논과 아제르바이잔에 패하고 노르웨이에 6-0으로 완패한 바 있다. 이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의심할 여지 없이 요르단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순간 중 하나였다. 토요일에는 더 좋은 장면이 나올지도 모른다.

반대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최근 수십 년 동안, 특히 PSG, 토트넘, 울브스, 바이에른 뮌헨 출신 선수들로 구성된 선수단의 엄청난 재능을 고려할 때, 다른 의미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였을 것이다. 요르단 선수 대부분은 요르단 리그에서 뛰고 있다.

요르단의 사상 첫 우승이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은 적어도 67년 만인 2027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대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다.

과연 클린스만이 그 대회까지 머무를까? 좀비 대재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